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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모양의 사람 중에는 이른바 비천한 사람도 있다. 그들을 대할 때 비록 천하고 가엾다고는 할망정 그 사람의 인격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의 인격 속에는 그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 알고 영원히 존재할 그들의 어떤 불멸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매우 악한 인격의 소유자를 만날 때라도 ‘그렇지, 이 세상에는 저런 추악한 존재도 필요해서 존재하겠지’하고 생각해야 한다. 만약 그 사람을 감정대로 적대시한다면 불의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와 같이 불의한 인간에게 맞선다는 것은 죽음의 투쟁을 자초하는 것과 같다. 어떠한 사람도 인간의 그 성격 능력, 기질, 용모를 뜯어고칠 수는 없다. 어떠한 사람이든 비난받을 행위 때문에 그 인격의 본질까지 비난할 수는 없다. 인격의 본질적 속성은 인격 그 자체 내에 갈등해야만 하는 내면의 미흡함과 불완전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외면적인 마찰은 상존하는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가 나타났다고 해서 인격의 본질을 논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그 본질이 다른 것으로 바뀐다는 조건하에서만 가능한데 그 본질은 누구도 바꿀 수 없다.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한 그런 사람들 틈에 섞여 사는 것을 거부할 수는 없다. 그것에 맞부딪쳐 고뇌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모든 인격에 내재하는 개성을 인정하고 견디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본질을 바꿀 생각은 아예 말고 또 그런 인간을 비난할 생각조차도 하지 말라.

                                          Arthur Schopenhau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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