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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에 관한 좀 긴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소설보다 더 재미있으실 겁니다.

성남시에는 전쟁이라 불리는 사건, 즉, 성남시와 대형건설사 간의 소송전이 있었습니다.

 

성남시의 호화청사는 3,200억이나 들여서 성남시를 빚더미에 앉힌 그런 공사였습니다. 물론, 박근혜 정부시절, 이재명 이전의 한나라당 출신 시장이 추진했던 일인데 뇌물수수와 같은 비리도 있었고.... 그런데 성남시청 건설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현대건설, 태영건설 등이 있습니다. (태영건설을 잘 기억해 두십시오. SBS의 최대주주 입니다.)

 

이재명이 성남시장이 되고나서 성남시는 이 건설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겁니다. 부실공사에 대해 배상을 하라는 것이었지요.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지난한 재판 끝에 건설사들이 배상해야 한다는 승소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래서 태영건설을 비롯한 대형 건설사들에게 이재명은 공공의 적이 되었지요. "이재명만 아니면 아무 탈없이 잘 해먹었을 텐데 웬 날벼락!" 했겠지요?

 

또 성남시에 대장동이라는 땅이 있었습니다. 판교와 분당신도시, 수지로 둘러쌓인 그러나 보존녹지였던 금싸라기 땅이었습니다. 원래는 대한주택공사가 도시개발사업을 계획했었는데, 2010년 6월 돌연 사업을 포기하고 민간개발로 돌려버립니다.(이 부분을 잘 기억해 두세요. 이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될 겁니다.)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막 성남시장이 되었을 그때 입니다. 이재명 시장은 시장이 되자마자 시장권한을 최대로 이용하여 이것을 다시 공공개발로 돌려버립니다. 그래서 무려 5,500억의 이익이 성남시민에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후 2015년에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비리수사로 9명이 기소됩니다. 민간시행사 대표는 99억을 횡령해서 지역정치인과 대한주택공사 임원 및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건낸 혐의였습니다.

 

전 대한주택공사 본부장은 공영개발을 포기할 수 있도록 대한주택공사와 정치권에 로비해주는 명목으로 13억 8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되었습니다. 또 변호사와 전 해당지역 국회의원 신모 씨의 동생도 같은 명목으로 8억3천과 2억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고요.(자유한국당 소속 신모 의원은 국정감사 때 민간에게 개발을 넘기라고 압박을 하였음) 그리고 또 대한주택공사가 공공개발을 포기하고 민간으로 돌리자 감사의 표시로 5,000만원씩 뇌물을 더 줍니다.

 

시행사의 후임대표는 민간개발방식의 사업승인을 받아달라며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1억여원을 건낸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경기도 생활체육단체 회장, 감정평가사, 전 저축은행지점장 등 줄줄이 엮여서 부정부패가 밝혀지지요. 정계, 재계, 건설사, 언론계가 한통속이 되어 국민의 혈세로 배를 불리는, 소위 기득권 세력의 카르텔이 무섭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재명은 시장이 되자마자 이걸 그냥 공공개발로 바꿔버렸던 것입니다. 저들이 대장동에 땅도 많이 사두고 쏟아부은 뇌물이 얼마인데 저들의 노력은 하루아침에 모두 허사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후에 뇌물 혐의까지 밝혀져 버렸으니 이재명이 얼마나 미웠겠습니까? 그리고 이걸 지켜보는 건설사들은 또 무슨 생각을 했겠습니까?

 

이재명은 성남시장 시절에 전국 최초로 공공건설의 원가와 세부내역을 공개해버립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시에서 건설하는 공공건물이나 도로 등이 어떻게 설계됐고 각각의 건축공사나 토목공사, 조경공사 등에 비용이 얼마 드는지 누구나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는 것입니다. 공사내역이 공개되면 민간공사와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공공건설 공사를 할 때 지적되던 부풀리기 설계 여부가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이재명 시장은 공사내역을 공개하여 부풀려진 건설비를 언론에 공개하고, 시민단체들도 가세하여 정경유착과 불법비리를 캐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니 비리 정치인들과 결탁해온 건설사들은 미쳐버리겠지요?

 

또 박근혜 정부가 공사발주 시 표준품셈으로 산정하도록 정한 정부지침에 대해 제2의 4대강 사업이라고 비판하며 거부해버립니다.

실제 시장거래 가격인 표준시장단가로 하겠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면 공사비용이 훨씬 저렴하게 됩니다. 이 차이는 당시 계획되있던 공사들만 따져도 무려 50억이 되었는데 이 금액은 전부 공사업자들과 건설사들에게 들어갈 돈이었지요. 그러니 또 미쳐버리겠지요?

 

그리고 아파트도 후분양제를 실시해버립니다. 선분양제, 후분양제가 어떤 차이이고 어떤 의미인지는 여러분도 잘 아실 것 같아 여기서는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이재명 지사 전임인 남경필 지사 시절에 2,500여억원의 광교 신청사 공사를 '태영건설'이 시행사가 되어 짓게 되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이재명이 경기도지사가 됩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태영건설은 SBS의 최대주주이지요. 그가 경기도지사가 되자마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이재명에 대한 조폭몰이가 시작되었지요. 물론, 전부 무혐의 처분되어서 기소조차 되지 않았지만...

 

이재명에게는 두려움이었겠지요. 보통 사람들 같으면 태영건설 같은 막강한 힘을 가진 대형건설사들과 지방토호세력이 한 사람을 죽이려고 총공세를 한다면 두려워서 무릎을 꿇었을 테지요. 그러나 이재명은 성남에서 이미 지겹도록 겪어봤으니 경기도에서도 공공건설의 원가를 공개하기로 하고 3년 전의 공사까지 모두 공개합니다. 태영건설이 짓고 있던 신청사도 당연히 포함되겠지요? 그래서 전국건설노조 경기도 건설지부는 이 공사현장에서 불법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태영건설을 고발했고 경기도의 특별감사를 요구했습니다. 바로 이재명에게요!

 

바로 얼마 전에도 2017년 태영건설 하청 건설노동자 두 사람이 산재로 사망한 사건으로 고용노동부에 고소당해 1심에서 패소하자, 경기도에서는 태영건설에 올 10월 말부터 3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렸고 태영건설은 행정처분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취소소송을 걸어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소송 중에는 영업할 수 있으니 영업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해관계들로 엉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SBS가 이재명을 왜 그렇게 증오했는지 이제 대충 그 밑그림이 그려지겠지요?

 

TV방송은 물론 라디오까지 모두가 아주 이재명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난 것처럼 보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OO 판사까지 불러 계속 방송을 했으니까요.

원가공개, 후분양제, 토지거래허가제 등등 전국에서 가장 강한 정책을 펴고 있는 이재명 지사입니다. 노무현 정부시절부터 여러번 발의가 되기도 했었지만 결국 하지 못하고 계류되거나 국힘당의 전신들에 의해 원점으로 돌아갔었습니다. 지금은 경기도지사의 권한으로 공공건설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민간으로 확대되거나(이재명은 계속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고 있음) 그가 만약 대통령이라도 된다면, 그들에겐 헬게이트가 열리는 것일 테지요. 수천억, 수조원의 이익이 걸린 문제이고 그래서 더 무섭게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인에게 필요한 진정한 깡다구는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공정하게 행정을 추진하고 비리와 부정을 과감하게 척결할 수 있는 결단력과 추진력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재명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이재명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재명 때문에 이권을 빼앗긴 기득권 카르텔들입니다. 수많은 난관과 협박, 도전이 있었음에도 이재명은 결코 굴복하지 않았지요. 그의 지난 10년이 이를 증명합니다. 그는 항상 이와 같은 살얼음판 위에 자신을 내놓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까지 살아있습니다. 오히려 그 존재가치가 훨씬 더 커져서 지금 대권경선에까지 뛰어들었습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기득권에 굴복하지 않고 정조 이후에 가장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하였습니다. 우리 국민은 이재명의 이런 깡다구가 우리 정치판에서 소중하게 쓰이기를 바라며, 어떤 위기와 유혹이 오더라도 이재명은 절대 변하지 않고 개혁을 완수해내기를 기원해봅니다.

 

 

이글은 전 경북대 경영학부 김석진 교수가 보낸 자료이며, <이진홍님의 글 옮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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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가 치는 밤, 가난한 어부 자니는 오막살이 집안 화덕 가에 앉아 넝마 조각으로 낡아빠진 돛을 깁고 있었다. 강한 바람에 비가 유리창을 갈기고, 파도가 바닷가를 치며 부서지는 소리가 요란스러웠다. 밖의 소리가 쉴새 없이 자니의 귀를 올리고 있지만 가난한 어부의 오막살이 방은 포근하고 아늑했다. 방바 닥은 흙바닥 그대로 되어 있기는 하나 깨끗하게 쓸려 있고, 화덕에는 마른 나뭇가지가 빠짝빠짝 소리를 내면서 타고, 찬장에는 깨끗하게 닦은 접시들이 가지런히 얹혀 있고 방구석 한쪽에는 하얀 보료를 깐 낡은 침대가 놓여 있었다. 침대에는 아무도 없었으나 방바닥에 깐 요 위에는 어린것들 다섯이 시끄러운 파도 소리 속에서도 곤히 자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지금 바다에 나가고 없었다. 이렇듯 어둡고 추운 날씨에도 사나운 밤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나간 것이다. 이런 날 일 나가는 것은 매우 무서운 일이지만, 그러나 달리 살아갈 뾰족한 수가 없었고, 남편으로서 집안 식구들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었다. 자니는 파도 소리와 사나운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따금 애끊는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비는 줄기차게 퍼붓고 있었다. 자니는 괴로웠다. 그녀의 눈에는 난파선의 처절한 장면이 그림처럼 떠올랐다. 배는 바위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나고 사람들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 같았다. 아! 무서워!

낡은 괘종시계의 지친 듯한 소리가 똑딱똑딱 밤을 저미고 있다. 똑딱…. 그래도 어린것들은 곤히 자고 있다. 그녀는 생각에 잠겼다.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남편은 몸을 돌보지 않고 추위와 폭풍우를 무릅쓰고 바다에 나가 언제 다가올지도 모를 위험과 싸우고 있는 중이다. 그녀는 아침부터 밤까지 방에 틀어박혀 쉴새 없이 일해야 했다. 이렇게 힘들여 일해야만 살아 갈 수 있다니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어린 자식들은 여름 겨울 할 것 없이 맨발로 살아야 하고, 밀빵 같은 건 아예 엄두도 못 낸다. 귀리밥이 입에 들어가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이따금 생선은 먹는다. 아무튼 어린 것들이 탈 없이 튼튼히 자라주는 것만도 하나님의 고마운 은총이다.

어쩌면 바다가 저렇게 사나운 소리를 내고 있을까! 그이는 지금 어떻게 하고 계실까? 하나님, 은혜의 손길로 그이를 보호해 주옵소서. 은혜를 내려 주시옵소서.

아직 잠자리에 들기에는 일렀다. 자니는 일어나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간데라 불을 켜 들고 밖으로 나섰다. 남편이 지금쯤 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바다는 좀 잠잠해지지나 않는지, 등대 불은 제대로 켜져 있는지 모두가 궁금하고 초조해서였다.

밖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가랑비가 오는가 했더니 억수처럼 퍼붓는 장맛비였다.

동네 어귀 바닷가에는 낡아서 반쯤 무너진 오두막집이 하나 있었다. 벽은 썩어서 시커멓고 낡은 문짝이 떨어질 듯 매달려 있었다. 바람이 몰아칠 때마다 문짝이 흔들리며 삐그덕거리며 소리를 냈다. 바람은 마치 그 초라한 오두막집을 날려 버리기라도 할 듯 몰아치고 있었다. 문짝은 가엾게도 부서지는 소리를

내고 지붕 위의 썩은 지푸라기는 구원이나 청하듯 바스락거렸다. 자니는 오두막집 문 앞에 걸음을 멈추고 찌그러진 창문으로 들여다보았다. 집안은 캄캄했다.

그 가엾은 환자를 돌봐줄 걸 깜박 잊었구나! 밤이 되면 더 나빠진다고 바깥양반이 말씀하셨지. 정말 저 이는 외로운 분이야. 아무도 돌봐 줄 사람이 없으니 하고 자니는 생각했다. 그래서 들여다본 것인데 인기척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문 앞에 선 채 생각에 잠겼다.

‘가엾어라! 자기 손으로 어린것들을 돌봐야 할 처지에 병이 들다니! 무슨 팔자가 그럴 수 있을까! 둘째 아이를 뱃속에 가진 채 과부가 됐으니 딱하기 그지없는 일이야. 제 몸 하나에 자식들의 목숨이 달려 있는데 병이 들다니! 무슨 팔자가 그런가!’

그녀는 몇 번 노크해 보았다.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이봐요, 별일 없어요?”하고 자니는 소리쳐 보았다.

“그럼 좋아요. 주무시거든 그냥 계셔요.”

바람은 멋질 않았다. 자니는 추위와 비에 젖어 와들와들 떨렸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발길을 돌리는 순간 외투를 날려 버릴듯한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그 바람에 그녀는 중심을 잃고 문에 부딪쳤다. 그로 인해 문짝이 활짝 열려 버렸다. 얼결에 자니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든 간데라 불이 캄캄한 집안을 비쳐 주었다. 집안이라지만 바깥이나 다름없이 축축하게 젖은 채 침침하고 추웠다. 오랫동안 불을 때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천장 이 구석 저 구석에서 마치 키질하듯 빗물이 새어내리고 있었다. 문을 등지고 벽가에 지저분한 지푸라기를 쌓아 놓은 위에 과부의 사체가 놓여 있었다. 머리는 뒤로 내던져지고 싸늘하고 푸릇푸릇한 얼굴은 입을 벌렁 벌린 채 오뇌와 절망의 표정이 얼어붙은 채로였다. 무엇인가 휘어잡으려는 듯이 내뻗은 푸르스레한 손은 맥없이 지푸라기 침대 위에서 아래로 내려뜨리고 있었다. 어미의 시체 발치 쪽에 덜렁 요람 속에 어린애가 둘이 있었다. 핼쑥한 얼굴이기는 했으나 곱슬머리에 예쁜 뺨을 한 어린것들이 상을 찡그리고 금발머리를 서로 비벼대며 고요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죽음이 다가오는 줄도, 폭풍우의 아우성도 모르는 듯. 어미는 죽어 가면서도 어린것들의 발을 큼직한 누더기 조각으로 감싸주고 자기의 옷을 어린것들에게 덮어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한 아기는 오동통한 작은 손으로 뺨을 고이고 있었다. 다른 쪽 한 아기는 형의 목에 귀여운 얼굴을 맞대고 있었다. 아기들의 숨소리는 조용하고 순조로웠다. 그 무엇도 그들의 잠을 깨우지 못하리만큼 깊고 편안한 잠을 자고 있었다. 폭풍우는 점점 더 거세어지고 있었다. 천장에서 새어 내린 빗물이 죽은 어미의 이마 위에 떨어져 뺨으로 흘렀다. 수심에 일그러진 그녀의 얼굴 위의 눈물과도 같이.

자니는 줄달음질쳐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외투 자락 속에 무엇인가 감춰 가지고 왔다. 그녀의 가슴은 몹시 뛰었다. 그녀는 누가 뒤를 쫓아오는 것만 같아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죽은 사람 집에서 무엇을 훔쳐온 것일까?

자니는 가지고 온 물건을 침대 위에 놓고 얼른 보료로 덮었다. 그리고 의자를 가져다 침대 곁에 놓고 주저앉아 침대 끝에 이마를 대고 엎드렸다. 그녀는 새파랗게 질린 채 흥분해 있었다. 양심의 가책을 받아 매우 괴로워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이따금 비명 같은 고함을 질렀다.

‘그이가 뭐라고 하든 난 몰라! 내가 무슨 짓을 했담! 아이들의 뒤치닥거리에 지쳤어…. 나는 바보야, 아아 돌아오셨나요? 아니, 아니야…. 차라리 나를 실컷 때려 주기나 했으면 좋겠어. 난 매 맞을 짓을 했어…. 아아, 그이가! 아아, 좋아, 차라리 내가!’

문소리가 났다. 누가 온 것 같았다. 자니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일어섰다.

‘이번도 아니잖아! 하나님, 어쩌면 제가 이런 짓을 했을까요? 이런 짓을 하고 어찌 그이를 바로 볼 수 있어요!’

자니는 또 생각에 잠겨 오랫동안 침대 곁에 앉아 있었다.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 바람은 여전히 사납게 울부짖고 바다도 역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홀연히 문이 열렸다. 동시에 방안으로 축축하고도 신선한 공기가 한 줄기 흘러들었다. 키가 헌칠하게 크고 햇볕에 타 거무스레한 어부가 젖고 찢어진 그물을 질질 끌고 오막살이 안으로 들어왔다. “자니, 나 왔소.” “오. 이제 오셨군요.” 자니는 대답은 했으나 일어선 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참 사나운 밤이었어, 지독한 날씨야.”

“참 그래요. 무서운 날씨였어요. 그래 많이 잡았어요?”

“망했어, 아주 망했어! 고기 꼬리도 걸리지 않아, 그물만 찢기고 왔지. 아주 멍들었어! 참 지독한 폭풍우였어! 간밤 같은 폭풍은 지금까지 만나 본 적이 없는 걸, 악마같이 울부짖으면서 배를 공기놀이하듯 들까불러댔어…. 밧줄이 끊어져 배와 함께 바다 속으로 묻히는 줄 알았지. 그래도 요행히 살아서 돌아온 거야.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지냈소?”

남편은 그물을 방안까지 끌고 들어와 난로 옆에 앉았다.

“저요?” 자니는 새파랗게 질려서 되물었다. “전 앉아서, 여기 앉아서 뜨개질하고 있었어요…. 바람 소리가 어찌나 심한지 혼자 있기가 무서웠어요. 밤새도록 당신 걱정만 했어요….”

“그랬을 거야. 정말 지독한 바람이었거든. 그런데 어떡하지?”

남편은 중얼거리다 말끝을 흐렸다. 내외는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이윽고 자니는 떨면서 무슨 죄나 저지른 사람처럼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여보, 시몬 아줌마가 죽었어요. 언제 죽었는지는 몰라도, 아마 엊저녁 당신이 그의 집에 다녀온 뒬 거예요. 죽을 때 괴로웠을 거예요. 어린것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막히고 숨이 막힐 것 같아요. 젖먹이를 둘이나 남겨 놓고 죽었으니, 아랫놈은 아직 말도 못하고 윗놈은 이제 겨우 기기 시작했어요…”

자니는 입을 다물었다. 남편은 눈을 끔뻑거렸다. 선량하고 정직한 그의 얼굴은 엄숙하고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참 안 됐어. 딱한 노릇이야.” 그는 참다못해 목덜미를 빡빡 긁으면서 말했다.

“어쩐담? 우선 어린 것들을 데려와야지. 잠이 깨면 어미를 찾을 텐데, 어떻게든 해야지! 빨리 가서 데려오구려!”

그러나 자니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왜, 싫은가? 어린것들을 데려오는 게 마음에 걸린단 말이지, 자니 뭣하고 있는 거야? 어서….”

자니는 일어섰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남편을 침대 옆으로 끌고 가 보료를 치켜들었다. 거기에는 죽은 홀어미의 두 어린 아기들이 평화 스런 꿈을 꾸고 있었다.

Victor Marie-Hu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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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종교인구 개신교 20%, 불교 17%, 천주교 11%, 종교 없음 50%

한국리서치, 총 1천 명 대상 설문조사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 1년 전 신앙을 갖고 있던 개신교인 10명 중 1명은 현재 신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교와 비슷하고 천주교보다는 약간 높은 수치다. 전체 인구 중 개신교인은 20%로 지난해와 동일했으며, 불교(17%), 천주교(11%)가 뒤를 이었다.

매년 종교 현황을 조사해 온 한국리서치가 '[종교지표-2021년] 종교인구 현황과 종교활동' 여론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설문은 11월 26일부터 29일까지, 응답자 1,000명(개신교인 2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단, 종교인구 비율조사는 1월부터 11월까지 23회 걸쳐 진행됐다.

개신교 20%, 불교 17%, 천주교 11% 변동 없어

신자 비율 광주·전라 25%, 부산·울산·경남 13%

2021년 종교인구 비율은 개신교 20%, 불교 17%, 천주교 11%, 기타종교 2%, 종교 없음 50%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믿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18-29세 응답자 중 67%가 '믿는 종교가 없다'고 했다. 반면 60세 이상 응답자 중 '믿는 종교가 없다'고 한 비율은 34%로, 18-29세의 절반에 불과하였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 지역 거주자는 개신교 신자 비율이 25%로 전체 평균(20%)보다 높았다. 부산·울산·경남(13%), 대구‧경북(15%)는 평균보다 많이 낮았다.

믿는 종교가 있다는 응답은 여성(54%)이 남성(46%)보다 높았으며, 개신교는 전체 여성 중 22%, 전체 남성 중 19%가 믿는다고 답했다.

2018년 이후 종교 인구 추이를 보면, 주요 3대 종교 모두 큰 변화 없는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 이후 개신교 신자는 전체의 20%, 불교 신자는 17%, 천주교 신자는 11%로 3년간 동일하다.

현재 믿는 종교는 2000년 이전부터 믿고 있다는 응답이 59%를 차지했다. 개신교는 2000년 이전부터가 63%, 2001년~2010년이 12%를 차지했다. 40대 이후부터는 새롭게 종교를 믿기 시작하는 것보다는, 기존부터 믿어왔던 종교를 계속해서 믿는 경향이 높았다.

"종교활동 매주 참여", 개신교 6% 하락 천주교 3% 증가

"종교활동이 내 삶에 중요해" 천주교 1%, 불교 2% 증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종교에 변화가 있는 사람은 전체의 9%였는데,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1년 전에는 믿는 종교가 있었으나 현재는 없다고 답한 사람이 6%, 반대로 1년 전에는 믿는 종교가 없었으나 현재는 있다고 답한 사람이 2%였다. 1년 전과 현재 믿는 종교가 다르다는 응답은 1%였다.

1년 전 개신교를 믿고 있었던 사람 중 12%는 현재는 믿는 종교가 없다고, 1%는 다른 종교로 전향했다고 답했다. 1년 전 천주교 신자였던 사람 중 8%는 현재는 믿는 종교가 없다고, 2%는 다른 종교로 전향했다고 했다. 1년 전 불교를 믿었던 사람 중에서는 12%가 현재는 믿는 종교가 없다고, 2%는 다른 종교를 믿고 있다고 답했다.

개신교 신자 중 51%는 종교활동에 매주 참여한다고 답했다. 이는 작년 대비 6%포인트 감소한 결과다. 반면 한 달에 2~3번 참여한다는 응답은 17%로 작년 대비 7%p 높아졌다. 종교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4%로 작년 대비 2%p 하락했다.

이에 반해 천주교 신자 중 25%는 종교활동에 매주 참여한다고 답해, 작년 대비 3%p 높아졌다. 반면 종교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 역시 전년 대비 2%p 상승해 31%를 차지했다.

종교활동이 내 삶에서 중요하다는 답변은 54%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p 증가했다. 하지만 개신교는 '중요하다'는 답변이 39%에서 36%로 하락했다. 반면 천주교와 불교는 소폭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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